북한에서 은밀하게 석탄을 선적한 뒤 베트남 등으로 운송해온 선박들의 구체적인 대북 밀거래 행위가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 주로 중국인(홍콩 포함)이 소유하거나 운영해온 선박 6척의 대북 불법 거래 행태를 소개했다.
이들 선박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안보리에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청했던 10척 가운데 중국의 반대로 제재대상에서 제외된 글로리 호프 1, 카이샹(Kai Xiang), 신성하이(Xin Sheng Hai), 위위안(Yu Yuan),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삼정 2호 등이다.
WSJ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북한을 입출항하면서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고 잠행하는 등 국제사회의 감시 눈길을 피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AIS를 켜면 선박의 위치가 노출된다.
그러나 이들 선박은 미국 정보당국의 위성에 포착돼 꼬리가 잡혔다.
중국인이 소유한 글로리 호프 1호는 지난해 8월 5일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된 직후 파나마 깃발을 달고 서해-대동강을 거쳐 북한 송림 항에 입항했다. 8월 7일 송림 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중국 쪽 해안으로 나왔다. 북한을 드나들면서 AIS를 껐다.
이어 같은 달 15일 중국 롄윈(連雲) 항에 접근하면서 AIS를 켠 뒤 항구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주변 해역을 맴돌았다. 미 정보당국은 글로리 호프 1호가 마치 중국 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다고 WSJ은 전했다.